술에 취한 사이 유흥주점에서 1000만원이 결제됐다는 30대 남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룻밤 사이에 1000만원 가까이 결제됐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0대 남성이라고 밝힌 A씨는 "이틀 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깃집과 요리주점에서 친구와 술을 마셨다"며 "오후 10시 40분께 친구와 헤어져 지하철역으로 혼자 갔는데, 블랙아웃 증상으로 이후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다음 날 오후 4시 40분쯤이었고 신림 유흥주점 룸 의자에 혼자 누워있었다"며 "테이블 위에 신용카드와 핸드폰이 꺼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명세를 확인했더니 13건이 결제됐고 금액이 951만2500원이나 됐다"고 당혹감을 표했다.
A씨는 "유흥주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주사는 깊게 잠드는 것 외에 전혀 없다. 8년간 회사에 무단결근, 지각한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룸 밖으로 나가 카운터로 향했다. 실장이라는 남성은 "형, 피곤하다고 바로 잠들어버리면 어떡해"라고 말을 걸었다. A씨가 실장에게 "난 아무 기억도 없다. 이 결제금액은 도대체 뭐냐"며 "술에 취해 인사불성 된 사람을 이용해 이렇게 돈이 나오게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A씨가 공개한 결제명세를 보면 지난 2일 오후 11시 36분 편의점에서 9000원이 결제됐고 약 7분 만에 유흥업소에서 30만원이 결제됐다. 약 30분 뒤 유흥업소에서 22만원이 결제됐고, 최고 150만원에 달하는 결제가 1시간 간격으로 거듭됐다. 계속 이어진 결제 내용은 3일 오전 8시 36분 22만원으로 끝났다.
실장은 "그러면 100만원 정도는 깎아주겠다"며 계산서나 카드 영수증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하지 않아 여전히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경찰에서는 사건을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유흥주점에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이미 CCTV도 지웠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편의점 CCTV도 확보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누리꾼들은 A씨가 약물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닐지 의심하면서 CCTV를 확보하고 다시 경찰에게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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