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친숙한 분들은 ‘Garbage-in, Garbage-out’이란 표현이 익숙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입력이 들어가면 결과적으로 나쁜 출력이 나온다는 뜻이다. GIGO는 필자가 유학 시절 직무분석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 배운 용어이기도 하다. 직무를 분석할 대상인 해당 직무 수행자를 잘못 선발하면, 직무분석 과정을 아무리 잘 진행하더라도 직무분석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가르침이었다. GIGO의 개념은 우리의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먹는 모든 것은 우리의 성장과 건강에 영향을 준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불량식품을 먹으면 배탈이 나게 마련이다. 유익한 정보를 얻으면 지식이 풍부해지고, 가짜 뉴스의 홍수에 빠지면 판단이 흐려진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따르는 팔로십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훌륭한 리더를 롤모델로 삼고 따르면 동반 성장하겠지만, 나쁜 보스를 좇아서 흉내를 내면 함께 나락의 길로 접어드는 때도 있다.
필자의 경우 학문적으로는 대학원 시절부터 25년째 인연을 맺어가고 있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실무적으로는 기업체 인사팀 재직 시절부터 20년째 교류하고 있는 상사로부터, 종교적으로는 신부의 길을 걷고 있는 죽마고우로부터, 개인적으로는 부친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역할 모델로 삼고 팔로십을 갖는 것은 우리가 따르는 그분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미완의 존재다. 하지만 우리가 각 개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면, 미처 가보지 못한 길을 앞서간 유경험자로부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간접 체험하고 배우는 것이 소중한 삶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축구 스타이자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손흥민 선수도 그의 성공에 팔로십이 큰 역할을 했다. 그가 누구를 팔로하고, 누구에게서 영감을 받았는지를 살펴보면 오늘의 성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흥민은 자신을 이끌어준 소속팀 동료와 감독, 그리고 부친인 손웅정 감독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성장했다. 손흥민의 팔로십은 그가 오늘날 월드클래스 선수로 우뚝 서게 된 핵심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기업이든 기관이든 스포츠팀이든 조직의 성과를 리더십으로만 이뤄낼 수는 없다. 리더십을 뒷받침하고 있는 수많은 팔로십과 함께 지속적인 동반 성장의 구조 속에서 어제의 팔로어가 오늘은 리더로 거듭나는 선순환을 이뤄내는 것이다.
리더나 보스의 자질을 탓하기 전에 우리는 주변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팔로십을 발현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소중한 나의 삶을 위해 내 눈과 귀에 들어오는 정보들, 그리고 내 입에 들어오는 영양을 유념하고 내가 팔로십을 갖는 이들이 누구인지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GIGO의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성장이 가능한 행복의 선순환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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