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율주행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건 9년 전 이맘때였다. 2015년 내놓은 국가 산업 전략인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에 자율주행을 포함했다. 그러자 여러 지방정부가 “자율주행 테스트 기지가 되겠다”고 손을 들었다. 그렇게 우한 베이징 선전 상하이 등 17개 도시에 ‘자율주행 시범 지역(지능형 커넥티드 차량 시험 시범구)’이 조성됐다. 이들 도시에 개방된 자율주행 테스트 도로는 모두 2만2000㎞에 달한다.
가장 앞선 도시는 단연 우한이다. 2019년 자율주행 시범 단지로 지정된 지 5년 만에 ‘세계 최고 자율주행 도시’란 타이틀을 얻었다. 업계에선 우한이 단숨에 자율주행 메카가 될 수 있었던 비결로 자동차, 정보기술(IT), 인재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춘 점을 꼽는다. 우한은 ‘중국의 디트로이트’란 별명에 걸맞게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자동차와 관련한 밸류체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중국 4대 국유 자동차 회사 둥펑의 고향이 바로 우한이다. 레노버, YOFC, 폭스콘이 자리 잡고 있는 등 중국 IT 중심지이기도 하다.
고급 인력도 풍부하다. 우한에 둥지를 튼 92개 대학이 매년 수많은 연구개발(R&D) 인력을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 샤오미가 R&D센터를 우한에 짓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한에 이어 ‘중국 제2의 자율주행 도시’ 경쟁도 치열하다. 저장성은 항저우와 사오싱, 닝보를 잇는 161㎞ 구간에 중국 최초로 자율주행 화물차 전용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다. 베이징시는 미국 시카고와 맞먹는 250만 명 규모 슝안신구를 자율주행 도시로 만들기로 했다.
우한=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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