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 9곳의 총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이중 총 1168억원어치 무차입 공매도를 벌인 IB 두 곳에 대해선 약 54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사전 통지했다. 금감원의 총 14곳 IB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 총 10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중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증권 등 2곳에 대해선 총 116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지난 1월 총 540억원어치 무차입 거래를 발각한 이후 628억원어치를 추가로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두 증권사는 총 34개 종목에 대해 불법공매도를 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5개사에 대해선 20개 종목에 대해 38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 과정에서 위반금액 규모나 종목 등 결과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S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금감원의 양정 수준에서 결정되면 역대 공매도 과징금 중 최고액이 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 총 101개 종목을 약 40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했다가 적발된 BNP파리바가 작년 12월 과징금 총 190억원을 부과받은 게 기존 최고 액수다. CS는 BNP파리바보다도 위반금액이 커 과징금 규모 또한 더 클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이다. CS에 대한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확정된다.
해외 당국과도 협조한다. 대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는 주문 대부분이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IB와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이뤄져서다. 금감원은 이달 중 홍콩 주요 글로벌IB와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 공매도 제도와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 등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조사가 마무리되면 총 과징금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과징금은 고의성을 비롯해 위반금액 규모, 위반을 통한 이득 규모, 주문 체결율 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진다"며 "위반금액의 최대 100%까지도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