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걸렸다…개미 울리는 '불법 공매도' 2110억원 규모 적발

입력 2024-05-06 12:00   수정 2024-05-06 12:22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 9곳의 총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이중 총 1168억원어치 무차입 공매도를 벌인 IB 두 곳에 대해선 약 54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사전 통지했다. 금감원의 총 14곳 IB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 총 10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개 IB에서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발견…'추가 조사 중'
6일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규모 상위 14개사 중 9개사에서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 카카오와 호텔신라를 비롯해 총 164개 종목에 대해 불법 공매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작년부터 14개 IB에 대해 불법 공매도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중 크레디트스위스(CS)와 노무라증권 등 2곳에 대해선 총 116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를 적발했다. 지난 1월 총 540억원어치 무차입 거래를 발각한 이후 628억원어치를 추가로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두 증권사는 총 34개 종목에 대해 불법공매도를 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5개사에 대해선 20개 종목에 대해 388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 과정에서 위반금액 규모나 종목 등 결과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레딧스위스에만 수백억원 과징금 통지…또 '역대 최고' 되나
금감원은 크레딧스위스와 노무라엔 불법 공매도 혐의에 대해 총 540억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CS 싱가포르법인과 한국법인엔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상대적으로 위반금액 규모가 적은 노무라는 수십억원 규모 과징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S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금감원의 양정 수준에서 결정되면 역대 공매도 과징금 중 최고액이 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 총 101개 종목을 약 40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했다가 적발된 BNP파리바가 작년 12월 과징금 총 190억원을 부과받은 게 기존 최고 액수다. CS는 BNP파리바보다도 위반금액이 커 과징금 규모 또한 더 클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이다. CS에 대한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확정된다.
나머지 5곳도 '조사 중'…총 1000억원대 과징금 예상도
금감원은 나머지 IB 다섯 곳에 대해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IB에 대해선 신속히 제재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검찰 고발 여부는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며 "개별 사안에 따라 고의성 등을 따져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당국과도 협조한다. 대규모 불법 공매도 거래는 주문 대부분이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IB와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이뤄져서다. 금감원은 이달 중 홍콩 주요 글로벌IB와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 공매도 제도와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 등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조사가 마무리되면 총 과징금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과징금은 고의성을 비롯해 위반금액 규모, 위반을 통한 이득 규모, 주문 체결율 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진다"며 "위반금액의 최대 100%까지도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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