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포항시, 포스텍이 한목소리로 정부와 정치권에 ‘포항에 지역거점 의대를 설립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있는 포항시에는 의대도 대학병원도 없다. 산업 현장에서 응급·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시 경계를 넘어 동국대 경주병원, 울산대병원 등으로 이송해야 한다. 포항에 상급 종합병원을 설립하면 심각해진 경북지역 의료 공백도 해소할 수 있다.
의료 공백은 포항시를 넘어 인구가 250만 명에 달하는 경북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전국에 47개 상급종합병원이 있지만 경북엔 하나도 없어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 나더라도 경북에선 달라질 게 없는 셈이다.
경북은 산재환자 사망률이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치료 가능 환자의 사망률과 중증질환 입원환자 사망률도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상급 병원’ 신설만이 문제의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도와 포항시는 지난 2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찾는 포항 미래 발전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석학과 전문가들도 ‘포스텍 의대 신설’에 적극 힘을 보탰다.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는 “융복합 바이오테크가 미래 의료시스템을 결정짓는 바이오경제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바이오헬스산업과 연계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기반을 닦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포스텍이 자리잡은 포항시가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은 “바이오클러스터는 의사과학자와 같은 전문인력 양성과 임상시험, 공동연구 사업화 등을 추진하는 전문기관을 함께 보유한 완성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산업 전 주기에 걸쳐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 차원에서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 의료는 불균형을 넘어 붕괴 직전의 위기 상황”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포스텍 의대 신설을 위해 지역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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