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밀물' 유럽·캐나다 주택난…밴쿠버 원룸 월세 평균 268만원

입력 2024-05-06 18:50   수정 2024-05-07 01:39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이민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택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3개 선진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주택난이 심해지면서 주택 가격이 오르고 생활비 부담이 커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블룸버그는 이민자 수가 국가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면 전반적인 가계 소득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 대표적인 국가가 캐나다다. 캐나다의 노동가능인구는 지난해 100만 명 늘었지만 일자리는 32만4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이민자와 경쟁해야 하는 청년층의 타격이 가장 컸다. 캐나다의 실업률은 지난해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밴쿠버의 방 1개 평균 월세는 2700캐나다달러(약 268만원)로 2020년(1900캐나다달러) 대비 42.1% 올랐다.

다른 선진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극심한 주택난이 총선을 앞둔 리시 수낵 내각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18~24세에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노동당은 그 틈을 타 이민 제한 공약을 내걸었고, 우파 포퓰리즘 정당 ‘개혁영국당’은 이민자 유입 ‘제로(0)’를 공약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주택 가격과 임대료 급등에 따른 민심 이반을 의식해 학생 비자 발급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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