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2%대’를 되찾은 소비자물가에서 농식품 분야의 기여도가 약 0.1%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물가를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에도 긴급 가격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는 3.9% 하락한 수치다. 농식품부는 “기상 호전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정부의 긴급 가격안정 대책이 효과를 냈다”고 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에서 농식품 분야의 기여도는 1.33%포인트로 나타났다. 전월(1.44%포인트) 대비 0.1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농산물 기여도가 0.76%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외식(0.42%포인트), 가공식품(0.14%포인트)이 각각 뒤를 이었다. 농산물 중에서도 과일의 기여도가 0.54%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사과의 기여도는 0.17%포인트를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먹거리 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5월에 소비 비중이 높은 참외와 수박 등 제철 과채류와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바나나와 키위 등 ‘사과 대체품’인 11개 과일의 직수입 할인 공급도 다음 달 말까지 5만톤 수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행락철을 맞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축산물의 가격안정을 위해 한우·한돈 할인행사를 매달 개최하고, 계란과 닭고기에 대한 유통업체 납품단가 인하를 연말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채소류 가격도 지난달 중순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 한 포기당 5295원(상품)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순 4671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양배추 도매가격도 같은 기간 6448원에서 5950원으로 다소 낮아졌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2월 비가 자주 내리면서 배추와 양배추의 정식이 지연됐다”며 “5월 '출하 공백'이나 6월 '홍수 출하'가 염려됐지만, 최근 기상이 양호하고 수확시기도 앞당겨져 순별 출하량도 평탄화될 것 같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대파와 무 가격도 5월 하순과 6월 중순부터 노지재배 물량이 출하되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5월 이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확률이 높다고 예보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생육 관리를 위해 지난 3월 20일부터 ‘노지채소 생육 점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 정책관은 “4월의 물가 추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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