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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하며 신흥국인 베트남 증시에 대한 주목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분야별 ‘1등 기업’ 투자 전략을 통해 수익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우량 상장사 중에서도 은행·증권 등 이익 개선이 클 업종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베트남 증시에서 ‘킴 그로스 VN30’ 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 결제액은 522만달러(71억원)를 기록했다. 유동성공급자(LP) 자금이 포함된 수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현지법인을 통해 2022년 직상장한 ETF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업체 FPT와 테크콤은행 등 호찌민 증시의 30개 대형주를 담고 있다. 올해 수익률은 11.92%를 기록 중이다.
모바일월드와 비나밀크는 31만달러(4억원), 15만달러(2억원)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모바일월드는 베트남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다. 시가총액은 85조6875억동(4조6099억원) 상당이다. 지난해부터 비용 효율화 작업에 전념해,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배 증가한 2조4000억동(129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비나밀크는 현지 대표 유제품 업체로 손꼽힌다. 올해 매출액 목표액을 역대 최대치인 63조1600억동(3조3980억원)으로 제시해 시장 관심이 크다.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 20%를 차지하는 빈그룹의 부동산 계열사 빈홈즈, 베트남 최대 증권사 사이공증권, 베트남해양은행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 급등했다가 강달러 기조에 조정받던 베트남 증시는 최근 반등하고 있다. 올들어 3월 말까지 베트남 VN30지수는 14.6% 올랐다가 지난달 중순 상승분의 반 이상을 반납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1200선을 내어준 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은 전 거래일 대비 0.6% 내린 1277.12로 1200대 후반을 사수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연 1~2회 금리 인하가 기대되면서 신흥국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며 “베트남 증시는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이머징 마켓 격상 가능성 등 호재도 다양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업종 대표 기업 중에서도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를 권했다. 최원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투자운용부 책임은 “지난달 베트남 수출과 수입 지표가 견조했고, 1분기 상장기업들 실적은 현재까지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며 “특히 소재와 증권, 소비재 업종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밀리터리뱅크 베트남무역은행 캉디엔주택 모바일월드 등 7개 종목을 추천했다. 은행업종은 요구불예금 보유가 높아 순이자마진 확대가 가능한 곳들이고, 나머지 업체도 견조한 재정 상태를 이어갈 것이 기대 요인으로 꼽혔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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