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오이'와 미국 '사과'를 빚어낸 사나이

입력 2024-05-07 19:11   수정 2024-05-08 01:28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오이’ 빌딩(30 세인트 메리 엑스)부터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애플의 사옥까지.

지구촌을 대표하는 이들 건물은 모두 한 사람의 손에서 나왔다. ‘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받은 노먼 포스터(사진)다. 세계적 건축 거장의 작품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기획전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는 18개국에 건축 사무소를 두고 활동하는 포스터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자리다. 포스터의 60년 건축 인생을 소개하는 전시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포스터가 1960년대부터 작업한 건축 모형, 드로잉, 도면, 영상 등 300여 점과 그의 건축 프로젝트 50건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는 지속가능한 건축이다. 포스터는 1970년대부터 친환경적 설계에 관심을 가져왔다. 유리 돔 형식의 건물을 지어 자연광을 십분 활용했고, 카나리아에 있는 생태 리조트는 주변 마을을 하나도 건들지 않도록 설계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건물로 변화시키는 ‘레트로핏’이라는 개념도 알린다. 영국박물관 대중정이 대표적인 레트로핏 적용 사례다. 포스터는 기존 박물관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공간 위에 유리 천장을 씌워 박물관을 상징하는 중심 공간으로 바꿔놨다. 미국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의회 의사당 또한 레트로핏 개념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일터와 관련된 건축을 감상할 수 있다. 직업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와 더불어 건물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가 설계한 애플 사옥은 100%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건물을 지었다. 직원들은 자전거를 타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출근하고, 바깥 잔디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포스터가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바깥세상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블룸버그 건물을 지을 때는 구리 패널을 사용해 바깥 공기와 건물 내부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설계했다.

공공건축을 전공한 포스터는 건축이 하나의 건물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증명했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래된 항구를 다시 살리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작은 항구의 변화가 도시를 어떻게 활성화했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미래 건축을 소개하는 전시장에서는 유럽항공에이전시와 함께 2012년 만든 달 기지도 선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한 화성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포스터는 화성에서는 닫힌 건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자연환경에 맞춰 뚫린 건물을 설계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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