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맞았는데…" AZ 코로나 백신 '부작용 인정' 후 철수

입력 2024-05-08 09:49   수정 2024-05-08 09:55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시장에서 철수한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3월 5일 유럽연합(EU)에 자사 코로나 19 백신 백스제브리아(Vaxzevria)의 '판매 허가' 철회를 신청했고, 이날부터 EU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법원에서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부작용을 매우 드물게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지 약 석 달 만의 일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등 자사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다른 국가에서도 사용 승인 철회를 신청하며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측은 TTS 부작용과 시장 철수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성명에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전염병을 종식하는 데 있어 백스제브리아가 한 역할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독립적인 추산에 따르면, 사용 첫해에만 650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고, 전 세계적으로 30억개 이상 공급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여러 변이용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업데이트된 백신이 과잉 공급됐고, 이에 따라 백스제브리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더 이상 제조 및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임상시험을 거쳐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으나 이후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밀려 사용량이 줄어들었다.

한편, TTS 부작용 피해자들은 아스트라제네카를 고소한 상태다. 텔레그래프는 영국에서 최소 81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심각한 증상을 겪은 것이 TTS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TTS는 mRNA 기반 백신과 달리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아스트라제네카·얀센에서 드물게 보고되는 부작용이다.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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