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차명투자 의혹 보도' 언론사 상대 10억 손배소 패소

입력 2024-05-08 10:47   수정 2024-05-08 13:27



소위 '동학 개미운동' 멘토로 유명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자신의 불법 투자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10억원대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송승우 부장판사)는 존 리 전 대표가 모 매체와 기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지난 3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기사가 허위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매체는 2022년 6월 존 리 전 대표가 자기 아내 이름으로 투자한 지인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등에 60억원 규모의 메리츠자산운용 금융상품을 투자하는 등 불법 투자 의혹이 있어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존 리 전 대표는 '허위 사실로 작성된 기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언론사와 기자들이 총 10억원을 배상하고 해당 기사를 삭제하는 대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으로 대응했다.

배우자가 P2P 업체에 개인 돈을 투자한 것으로 차명 투자가 아니라는 게 존 리 대표의 주장이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투자한 것은 이 P2P 업체가 아니라 그 회사가 중개하는 상품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차명 투자' 표현에 대해 "배우자는 도예 작가로, 존 리 전 대표는 그 자금 출처에 관해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허위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익을 목적으로 한 기사로 반론을 담았으며, 기자들을 상대로 한 형사 고소도 모두 '혐의없음' 결정이 난 점을 고려하면 위법성도 없다고 봤다.

보도 당시 지인이 P2P 업체의 대표이사가 아니었다는 존 리 전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설립 내지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 등을 보면 지엽적 오류에 불과하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재판부는 당시 메리츠자산운용이 이 회사 중개상품에 78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판단하며, 두 사람 사이를 '경제적 공동체'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적시가 아니라 의견표명에 불과하며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존 리 전 대표는 코로나19 당시 '동학개미운동'을 이끄는 개인 투자자들의 멘토로 이름을 알렸고, 차명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대표직을 사임했다. 존 리 전 대표는 지난해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