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도 재테크도 '대박'…한미반도체 부회장, 530억 또 '잭팟'

입력 2024-05-08 13:47   수정 2024-05-09 08:49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사 HPSP 지분을 또 다시 현금화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 부회장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HPSP 주식을 장내 및 시간외거래에서 총 125만1665주(지분 1.7%) 매도했다. 이 기간 처분금액만 534억원에 달한다. 처분단가는 3만6000~5만8000원 사이다.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 법인은 2021년 6월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비상장사이던 HPSP에 나란히 투자했다. 각각 375억원씩 총 75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기업가치 3000억원으로 평가받던 회사에 지분 12.5%씩을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2022년 7월 HPSP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주가가 급등세를 타자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3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바꾸고 차익 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 HPSP 주가는 지난해 1만3000원대로 시작해 올해 2월 6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HPSP가 주당 3주 무상증자까지 진행하면서 곽 부회장의 당시 지분 가치는 투자 초기 대비 6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가 HPSP 지분을 팔아 현금화한 금액만 2200억원가량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분 매각 이후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6.86%와 3.71%까지 내려왔다. 평가액은 여전히 3400억원 수준이다.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가 대거 지분을 팔면서 HPSP 주가도 지난 2월 고점 대비 현재 40% 떨어졌다.

곽 부회장과 한미반도체 법인은 HPSP 지분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한미반도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곽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곽노권 회장의 아들(1남4녀 중 막내)로 201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곽 부회장은 올해 한미반도체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곽 부회장은 지난 2월 자사주 2만8000주를 매입했고, 4월에도 총 3차례에 걸쳐 4만1000주를 사들였다. 곽 부회장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약 9만9000주에 가까운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미반도체도 지난달 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통상 오너가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의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121% 올랐다.


증권가에선 한미반도체 실적이 올해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067억원과 1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와 43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6년에는 매출액이 1조315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로드맵을 확장하고 있고 TSMC와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HBM 연합군으로서 한미반도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메모리용 하이브리드 본더를 한미반도체가 우선적으로 개발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향 하이브리드 본더 업체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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