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은 이날 내놓은 성명서에서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불합리한 정책을 거부한 부산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대 교무회의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국가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 속히 만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선행해야 함을 천명하며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최종적으로 부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법치주의 국가의 상식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지극히 온당한 결정"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다른 대학에서도 부산대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일부 대학에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학칙 개정 절차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무시해왔었다"며 "지금부터는 부산대의 모범적인 사례를 본받아 학칙 개정을 위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선행토록 명시한 고등교육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시정명령·학생모집 정지 등 강압적 행정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의 과학적·절차적 타당성을 재검토해 지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산대는 학칙을 개정해 당초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내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가량을 줄인 163명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대학 본부에서 열린 교무회의에서는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부산대 학칙 일부 개정 규정안'을 부결했다.
부산대의 결정에 교육부는 이날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의교협은 의대 증원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일 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이날 밝혔다. 전의교협은 "국내외 전문가 30∼50명으로 구성된 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증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대한의학회 등 관련 학회의 추천을 통해 전문가 풀(pool)을 짜고 이번 주 내로 위원회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성 검증 위원회는 △인력 추계 검증 △기초의학진흥 △전공의 수련환경 검토 △지역 및 필수의료 검토 △보건의료 정책 현실성 검증 등의 세부 분과를 두고 정부 정책을 검증한다. 또 향후 보건의료인력 예측을 포함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평가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릴 예정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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