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08일 15: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우 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가 한우를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 투자 공모에 재도전한다. 앞서 진행된 공모 방식의 미술품 조각 투자가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 가운데 한우 조각 투자는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탁키퍼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가축 투자계약증권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지난 2월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3월 금감원 정정 요구로 중단된 지 약 두 달 만에 재도전이다. 당시 한우 사료비 등 상세한 사업 정보 및 투자자 보호 관련 추가 기재를 요구받았다.
한우 조각 투자는 공모 자금으로 한우 송아지 매입부터 토지, 축사, 사료 등 사육에 필요한 곳에 투자하고 향후 해당 한우가 생월령 26개월이 지나 판매되면 해당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스탁키퍼가 운영하는 뱅카우는 한우 투자 플랫폼이다. 4만원대부터 500만원까지 투자 금액을 선택해 한우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2020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2022년 11월 한우 조각 투자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해 중단됐다.
지난해 7월 금융위로부터 제재 면제 조치를 받은 뒤 공모 방식으로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당시 금융위가 제재 면제 조처를 내린 곳은 총 5곳으로 스탁키퍼를 제외한 다른 4곳은 모두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 투자 업체였다.
미술품 조각 투자 분야에선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등이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며 물꼬를 텄다. 공모를 마친 총 4건의 미술품 조각 투자 모두 청약 과정에서 미달하거나 미납입에 따른 실권주가 발생하는 등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미술품과 비교해 한우는 비교적 객관적인 가격이 형성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기초자산에 대한 가치평가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데이터나 축산물 이력 관리에 관한 법규에 따라 취득 시기와 취득 가격을 파악할 수 있다.
한우 송아지가 성장해 판매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약 2년으로 비교적 투자금 회수 기간이 짧다는 점도 투자금 회수 시기가 불분명한 미술품 등과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반면 전염병으로 인한 폐사 위험이나 실제 사육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 투자 리스크 역시 낮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탁키퍼는 해당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한 마리가 아닌 50마리를 하나의 투자계약증권으로 묶어 공모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뱅카우 플랫폼을 통해 기초자산인 한우의 관리 상태 및 사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단 전략이다.
투자계약증권 특성상 유통시장이 없기 때문에 미술품 조각투자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 매각 전까진 현금화하기 쉽지 않다.
전체 공모주식 수는 총 4만3340주다. 공모가격은 주당 2만원으로 총 8억6680만원을 모집한다. 이 가운데 10%는 공동사업 운영자에 배정되고 나머지 90%가 일반청약 물량으로 배정된다. 일반청약자 1인당 최대 2600만원어치까지 청약할 수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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