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서울권 명문대 의대생 최모 씨(25)가 숨진 피해 여성 A씨(25)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흉기에 의한 과다 출혈'로 나타났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두 사람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 씨에 대한 스토킹 신고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을 A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A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건 당시 정황을 전했다. 그는 "어느 날 동생이 최 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갑자기 '죽고 싶다'며 옥상에서 여러 차례 뛰어내리려 했다"며 "동생은 착한 마음에 죽으려는 걸 막다가 이미 예정되어 있던 최 씨의 계획범죄에 휘말려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죽임을 당했다"고 했다.
최 씨가 범행 2시간 전 흉기를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국선변호인 측에 따르면, 최 씨는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일부 계획성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범행을 계획한 기간이 길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 의대에 입학했던 최 씨는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며 지난 2020년 한 차례 유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씨는 전날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최 씨는 지난 6일 오후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구속 상태로 최 씨를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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