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안 팔린다는데…요즘 '테슬라' 엄청 보이는 이유

입력 2024-05-09 14:05   수정 2024-05-09 14:59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는 나 홀로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으로 환경부 보조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전기차 가격 자체를 연달아 내린 덕으로 풀이된다.

9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는 3만3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7%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9593대의 판매량으로 전월 대비 판매량이 42.6% 급감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하며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침투율 16% 부근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역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전기차 가격과 보조금 감축,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해 전기차 수요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들어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은 79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9.1% 급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세단 모델3가 견인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각각 437.14%, 518.21%씩 늘었다.

모델Y는 총 6016대 판매됐다. 특히 3월 한 달간 5934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모델3는 3월엔 15대 판매에 그쳤으나 지난달 1716대 팔려 판매량이 급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생산된 LFP 배터리가 탑재된 후륜구동(RWD) 방식 모델Y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모델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1만대 넘게 팔려나가(1만3885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저렴한 배터리를 사용해 가격을 5000만원대로 낮춰 전기차 보조금을 100%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

정부가 사실상 테슬라를 겨냥해 올해 보조금 정책을 바꿔 혜택이 크게 줄었지만 모델Y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400만원 내리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테슬라가 5년만에 출시한 부분변경 모델3는 RWD와 사륜구동(AWD) 롱레인지의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저렴한 가격과 주목할 만한 변화 탓에 모델3는 4월 기준 수입차 차종별 판매량에서 벤츠 E클래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며 이전보다 더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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