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09일 15: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어링PEA(현 EQT프라이빗캐피탈)가 2022년 PI첨단소재 인수를 돌연 철회하면서 매각 측인 글랜우드PE와 벌였던 위약금 분쟁을 양사간 합의로 마무리했다. 양측 모두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 M&A를 둘러싼 분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지난해 PI첨단소재의 매각 측이었던 글랜우드PE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베어링PEA 측을 상대로 위약벌 청구와 관련한 중재를 신청하면서 법적 분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양측의 합의로 소송전으로 번지는 것은 피했다는 평가다.
글랜우드PE는 지난해 초 김앤장과 외국계 로펌 한 곳을 법률자문사로 선임해 위약금으로 총 500억원을 청구한 바 있다. 베어링PEA도 자문사로 태평양을 선임해 대응을 준비해왔다. 양측은 최초 제기한 위약금의 20~30% 수준에서 합의하기로 상호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글랜우드PE는 2022년 6월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주당 8만원, 총 1조2750억원에 매각하기로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베어링PEA와 체결했다. 하지만 잔금 납입을 앞두고 돌연 베어링PEA 측이 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매각이 결렬됐다. 인수 측은 SPA 체결일 주가인 5만5000원에 비해 60%의 프리미엄이 붙여 계약을 체결했는데, PI첨단소재 주가가 계약 체결 나흘만에 3만원대로 떨어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베어링PEA 측은 M&A 과정에서 예정보다 중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뒤늦게 통과한 점과 인수 이후 수백억원 규모 납품 계약 해지로 우발채무가 발생한 사실 등을 계약 파기 배경으로 들며 대응했다. 결국 양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글랜우드PE 측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에 중재 심판을 신청했다.
글랜우드PE가 지난해 PI첨단소재를 프랑스 아케마에 1조원에 재매각에 성공하면서 양측이 극단적인 대치까진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랜우드PE는 올해 CJ올리브영 지분 매각까지 성공하면서 4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1호 블라인드펀드 내 포트폴리오를 모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출자자(LP)들도 길게는 2~3년까지 소요되는 중재 심판을 기다리면 펀드 청산절차가 장기화되는 점을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베어링PEA도 2022년 유럽계 PEF인 EQT로 합병되면서 PI첨단소재 투자를 결정한 김한철 대표 등이 회사를 떠난만큼 새출발 차원에서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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