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박 원내대표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 오답을 써놓고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향과 태도도, 내용도 문제"라며 "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은 국회로 떠넘기고 본인이 책임져야 할 사안은 회피했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선 "이런저런 토 달지 말고 채상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시라"며 "만일 최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일일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대해 강공을 예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 요구를 '정치 공세'라고 언급한 데 대해 "국민들의 시각은 어떻겠나. 정치 주체인 국민들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 이를 정치공세로 몰아붙이는 건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 주가조작 관련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특검법 재발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양평 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의혹 부분도 같이 포함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 반영된 민심에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 담겨있다는 부분을 분명하게 대통령께서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윤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저출생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전향적으로 찬성하는 바다. 야당으로서 함께 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전향적으로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야당의 협조를 구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한발 물러섰다. 그는 "여론이 분분하다"며 "신중하게 검토해서 조세의 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서 대응하겠다. 금투세에 대해 오해도 많이 있어서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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