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엇갈린 금리 전망에 갈피를 못 잡던 코스피지수가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옵션만기일에 외국인 투자자는 8거래일 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8만원선을 내주고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2.91포인트(1.2%) 떨어진 2712.1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미 Fed의 올해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들이 나왔지만 최근 다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언급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갈피를 못잡았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외국인들은 '팔자'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80억원과 794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건 8거래일 만이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거래가 79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4228억원 순매도였다. 개인은 4186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97%와 1.46%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8만원선을 내주며 3거래일 만에 다시 '7만전자'(삼성전자 주가 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07%와 3.71% 내렸다.
상장 첫날인 전날 90%대 급등했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 7.08%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 실적 성장성에 의문이 나오며 6.05% 급락했다.
넷마블은 실적 기대감에 6%대 급등했다. 에이피알은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 결정에 9% 넘게 뛰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27포인트(0.26%) 떨어진 870.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4억원과 1206억원 순매도였다. 개인만 1434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총상위 종목들은 엔켐, 클래시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파란불'을 켰다. 엔켐은 저가 매수세에, 클래시스는 1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각각 15%대와 19%대 폭등했다.
실리콘투는 1분기 깜짝 실적 이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HPSP 가온칩스 주성엔지니어링 등 코스닥 반도체들은 3~5%대 약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저출생 대응 관련 부처를 신설한다는 소식 이후 아가방컴퍼니 제로투세븐 꿈비 등 관련주들이 장중 강세를 보였지만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6원 오른 1370.1원에 장을 마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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