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꼭 챙겨야"…'명품 끝판왕' 에르메스 파격 행보

입력 2024-05-09 16:28   수정 2024-05-10 15:29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 에르메스가 한국 진출 27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대중 행사를 연다. 에르메스 가문 6대손이자, 에르메스워치 부문을 이끌고 있는 기욤 드 센느 에르메스그룹 부회장도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서울로 온다. 지금까지 극소수의 VIP에게만 행사를 열어온 에르메스가 이같은 대중적 행사를 여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잠실 잔디광장서 대규모 전시

9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이달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에서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전시를 연다. 전시장은 잔디광장을 꽉 채울 수 있을 만한 규모다. 이곳에서 1837년부터 시작된 에르메스 브랜드 역사를 알리고, 에르메스 소속 장인들이 직접 제품에 쓰이는 소재와 제작 노하우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일반 대중도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갈 수 있다.


에르메스가 모두에게 열린 공개 행사를 개최하는 건 한국 명품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은 이미 1인당 명품 소비액이 가장 많은 나라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도 에르메스(22.7%), 디올(12.4%), 샤넬(7.1%) 등 주요 명품의 국내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르메스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은 꼭 챙겨야 할 중요한 시장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꼭 챙겨야 할 시장"

지난해 루이비통과 구찌가 서울에서 개최한 패션쇼도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한국이 갖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루이비통은 작년 4월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2023 프리폴(pre-fall) 컬렉션' 패션쇼를 열었다.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여는 프리폴 컬렉션의 첫 무대로 서울을 택했다. 5월에는 구찌가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를 개최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도 줄줄이 한국을 찾고 있다.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티파니 등을 거느리고 있는 '명품제국'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은 지난해 초 한국을 찾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과 만나며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을 둘러봤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명품 기업의 수장이 한국을 직접 챙긴 건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아펠의 니콜라 보스 CEO도 작년 처음으로 방한했다.

이선아/양지윤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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