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발굴도 척척…통신사 기업용 AI 경쟁

입력 2024-05-09 18:16   수정 2024-05-10 01:19

통신사들이 사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주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개발 중인 빅데이터용 생성 AI 솔루션의 이름을 ‘아쿠아’로 정하고 다음달 출시하기로 했다. 데이터 솔루션까지 개발해 기업 간 거래(B2B) AI 전환(AX)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SK텔레콤도 사내에서 쓸 수 있는 생성 AI 서비스 구축용 플랫폼을 공개했다.
○AI 데이터 솔루션으로 B2B 공략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챗봇과 대화하며 사내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AI 서비스인 아쿠아를 다음달 내놓는다. 지난 3월 3개 부서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한 뒤 지난달 도입을 결정했다. 아쿠아를 이용하면 코딩 지식 없이도 5세대(5G) 이동통신 상품, 유플러스티비 상품 등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쉽게 추려 볼 수 있다. AI 챗봇이 데이터 선별에 쓰이는 코드를 알아서 짜준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4 터보’가 기반이다.

아쿠아 출시로 마케팅·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획 부서가 상품 데이터를 받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5~7일에서 20초 안팎으로 줄일 수 있게 돼서다. 과거엔 기획자가 개발자에게 원하는 데이터 추출을 의뢰하고 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정소이 LG유플러스 AI·데이터엔지니어링 담당은 “아쿠아 사용 확산을 위해 사업 조직별로 데이터 프롬프트 엔지니어 교육을 준비 중”이라며 “고객 불만 사항도 개인정보를 가리고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AI 데이터 솔루션 시장에도 진출한다. LG유플러스는 아쿠아를 다른 기업이 쓸 수 있도록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LG AI연구원이 출시할 AI 모델인 ‘엑사원’도 도입해 아쿠아 성능을 개선하기로 했다.
○AICC, 통신 상품과 연계 노린다
통신업계에선 아쿠아 출시가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에 힘을 주려는 LG유플러스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솔루션 사업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사업과 함께 이 통신사가 새 먹거리로 밀고 있는 분야다. 지난달 선보인 소규모 자영업(SOHO) 대상 AX 솔루션 ‘우리가게 패키지’, 자체 AI 기술 ‘익시’를 도입한 AI 컨택트센터(AICC) 등이 이 사업에 들어간다. AI 데이터 솔루션을 B2B로 풀면 LG유플러스는 기업 고객에 통신 상품과 묶어 각종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실적에서도 솔루션 사업이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분기 매출 3조577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15.1% 줄었다. 눈에 띄는 약진이 이뤄진 분야가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19.8% 증가한 1220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SK텔레콤도 B2B에서 새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이 회사는 생성 AI 활용을 지원하는 사내 포털인 ‘AI 원’을 이날 출시했다. 이 포털을 통해 사내 구성원이 오픈AI나 앤스로픽 등의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엔 기업용 동시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선보였다. 통신사업용 거대 언어모델(LLM)인 ‘텔코LLM’도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KT도 지난달 AI로 영상을 분석한 뒤 콘텐츠를 생성해주는 기업용 솔루션인 ‘매직플랫폼’을 공개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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