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체 투자처인 인프라 펀드는 탄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엔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 국내 23개 인프라 펀드의 평균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가각 7.31%, 14.95%로 나타났다. 총 46개의 펀드 유형 중 연초 이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6개 펀드 가운데 하나다. 현재 인프라 펀드의 순자산은 3196억원 수준이다.
해외 인프라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월등히 좋았다. '미래에셋연금인디아인프라'의 1년 수익률은 49.93%로 전체 인프라 펀드 가운데 1위다. 같은 기간 'IBK인디아인프라' 역시 46.60% 올랐다. 모두 인도 인프라 관련 주식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인도는 최근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처로 떠올랐다. 여기에 14억명의 인구와 인프라 개발, 제조업 육성 등이 맞물려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펀드의 장점으로 실물 자산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점을 꼽았다. 도로나 철도, 공항, 항만 등 필수 시설을 포함한 데다 물가가 오르면 사용료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라서다. 한세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자산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 구분된다"며 "향후 10년 간 물가 상승률이 과거 10년 평균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인프라 자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펀드는 배당금도 챙길 수 있다.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가 대표적이다. 1000좌당 연 분배율(배당률)이 4.5% 수준이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6.80%에 달한다. 원유나 셰일 가스의 송유관, 저장 시설 등을 운영하는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한다. 10년 장기 계약에 기초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사용료 수익을 내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견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와 운송, 유틸리티 등 전 세계 인프라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TIGERS&P글로벌인프라(5.87%)', 삼성KODEXS&P글로벌인프라(5.77%)'의 1년 수익률은 5% 대로 선방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존 도로, 항만 등 '레거시 인프라'에 더해 에너지 전환, 디지털화, 친환경 발전소 등 인프라 범위가 방대해진 만큼 앞으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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