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번잡스러운 입출국 절차와 붐비는 해외 관광지를 떠올리기만 해도 벌써부터 진이 빠진다면, 올해는 전북 고창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고창은 운곡습지, 선운산, 고창부안갯벌, 동림저수지,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등 볼거리가 많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무엇보다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농어촌 테마공원 ‘상하농원’이 그곳에 있다.
팜스테이 테마공원
매일유업의 관계사인 상하농원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 9만9173㎡(약 3만 평) 대지에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창군, 매일유업이 공동 투자해 조성했다. 팜스테이(farm stay·농장 체험)를 즐길 수 있는 호텔(파머스 빌리지)과 대형 야외 수영장(파머스 빌리지 수영장), 숲속 노천탕(파머스 빌리지 스파), 지역 농축산물로 햄과 수제 잼, 빵 등을 만들어보는 먹거리 공방, 양떼 목장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말 그대로 농사를 짓다가 먹고 놀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어린이 자녀가 있는 가족이나 리조트에 머무르는 걸 선호하는 이들에겐 사람과 동물이 함께 생활하는 자연 친화적인 휴가를 선사한다. 유럽의 농촌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건물과 풍경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김범이 아트디렉터로 참여해 완성했다. 예술가의 손길이 닿은 건축물과 조경의 디테일을 찾아보는 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먹거리 공방 거쳐 허브 스파에 풍덩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문을 연 파머스 빌리지 수영장은 달팽이 모양의 독특한 유아 풀과 대형 풀(50m×24m)로 이뤄졌다. 유아 풀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서서히 낮아지는 구조이고 미끄럼틀을 갖췄다. 숲속 목욕장인 파머스 빌리지 스파는 농원에서 기른 제철 허브를 활용해 아로마 탕을 만든다. 농원의 목가적인 전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야외 노천탕은 편안함과 재충전의 시간을 준다.
상하농원은 각종 농촌 체험 행사를 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농원에 사는 돼지, 면양, 산양, 송아지는 물론이고 자유롭게 방목하는 젖소들에게 다가가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여물과 우유 주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이다.
먹거리 공방은 인근 지역과 농원 내부에서 수확한 신선한 재료로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상하농원 햄 공방은 고창에서 자란 순돈육과 검증된 원재료로 건강한 수제 햄과 소시지를 만든다. 과일 공방은 엄선된 과일로 수제 잼과 청을 생산한다. 빵 공방은 인공색소와 감미료를 넣지 않고, 상하목장의 저온살균 우유와 동물복지 유정란을 사용해 신선한 빵을 만든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소시지·밀크 빵·동물 쿠키·과일 찹쌀떡 체험은 각각 1시간30분~2시간가량 소요된다.
이 밖에 상하농원은 매년 시즌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수박 빨리 먹기 대회, 농부와 물총 싸움, 파종 체험 및 갯벌 체험 등을 펼친 ‘상하농원 여름 팜파티’가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핼러윈 사탕보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갖도록 소규모 연극을 선보이고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 ‘상하농원 유령 대소동’도 인기가 높았다.
바캉스 패키지·반려견 글램핑 ‘눈길’
올해도 6월 6일부터 9월 1일까지 상하농원 ‘바캉스 패키지’를 선보인다. 특히 6월 6~9일과 15~16일에는 수영장 입장료를 50% 할인해준다. 이달 21일부터는 수영장 이용 고객에게 상하농원 무료 입장권이 제공된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만들기, 블루베리 수확 체험도 패키지에 포함될 예정이다. 멀리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자녀에게 시원하고 달콤한 여름방학을 선물할 수 있다.
테라스룸이나 패밀리룸 등 41개 객실로 이뤄진 호텔 대신, 자연 속에서 캠핑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파머스 글램핑’이 제격이다. 총 13개 동에 각각 최대 성인 4명이 들어갈 수 있다. 실마다 공기청정기와 식기 세트 등이 제공된다. 10㎏ 이하 소형 반려견 한 마리를 데려갈 수 있는 ‘개편한 글램핑’도 운영한다. 애견용 고급 원목 침대와 식기, 배변 패드를 준비해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