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제주도의 삼겹살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행정안전부 가격정보 외식비(품목별)에 따르면 가장 최신 통계인 지난 3월 기준 삼겹살 1인분(100~250g 정도) 평균 가격은 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서울 1만6615원, 경기 1만6138원 등 순으로 이어졌으며, 울산시가 1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전국 평균 가격은 1만3867원이었다. 다만 삼겹살 1인분을 200g으로 환산한 가격은 서울이 1만9981원으로 가장 비쌌다. 제주도는 1만7444원이었다. 환산 후 전국 평균 가격은 1만6930원이었다.
삼겹살을 제외한 제주도의 다른 품목 평균 가격은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빔밥은 9750원(전국 평균 9542원), 삼계탕은 1만5250원(1만5839원), 짜장면은 6750원(6530원)이었다. 오히려 제주도의 냉면 평균 가격은 9000원으로 전국 평균(9960원)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김밥 한 줄도 3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94원 저렴했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비계가 지나치게 많은 삼겹살을 판매하는 일부 식당에 대한 온라인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됐다. 부모님 환갑 여행으로 제주도를 찾았다는 한 네티즌은 붉은색 살코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돼지고기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장어인 줄 알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일 논란이 거세자 제주도관광협회는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추락한 제주도 관광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협회는 지난 9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회원사 자정노력 강화 △관광사업체 실태조사 △관광업계 모니터링 강화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 홍보마케팅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 외식업계는 정부의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을 준수하기로 결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매뉴얼에 따르면 일반 삼겹살은 1cm 이하로 지방층을 제거해 관리해야 한다. 이때 상품성에 손상이 없도록 지방을 제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관광지 주변 돼지고기 전문 음식점 70여곳을 대상으로 현장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생 관련 부서가 식당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점검도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식문화 자체에 차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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