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0일 16: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계열의 방산업체 한화시스템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K방산’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회사채 ‘완판’ 기대감이 높다는 분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오는 27일 2년물 700억원 3년물 8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흥행 여부에 따라 2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시스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공모채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사모채나 기업어음(CP), 금융기관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9월 500억원어치 2년물 사모채를 연 4.692%에 발행한 바 있다.
방산업체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잇따라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공모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 한국항공우주 등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달 4000억원어치 공모채를 발행했다. 3000억원 모집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풍산도 지난달 1500억어치 공모채를 찍었다.
탄탄한 실적도 공모채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다. 대규모 방산 수출에 힘입어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한화시스템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8.1% 증가했다. 매출액은 5444억원으로 23.9% 늘었다. 폴란드 K2 사격통제시스템, 아랍에미리트(UAE)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4차 양산 등 굵직한 수출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K방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에 각국이 군비 지출을 확대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처도 다양해지고 있다. 2022년 수출대상국가는 폴란드 등 4개국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어났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은 최근 한화시스템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방산 수주 잔고는 6조7000억원으로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