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새벽에 수영하면…" 서울대 '명의'의 경고

입력 2024-05-10 18:53   수정 2024-05-11 09:19


"새벽에 공복 상태로 과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항노화 관점에선 좋지 않습니다."

이왕재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바노바기웰니스클리닉 대표원장)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장인들이 새벽 여유시간을 활용해 수영과 테니스,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는 데 여러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대의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
그는 먼저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뛰는 운동과 걷는 운동 등을 섞어서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공복에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간 새벽마다 수영과 달리기를 심하게 하다가 혈관 건강이 망가졌던 최고경영자(CEO) 지인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자고 일어나자마자 심한 운동을 하면 다치기도 쉬운데다 체내 혈당, 항산화물질, 비타민C도 체내 바닥인 상태라 활성산소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치게 많아진 활성산소는 혈관 건강을 해치고 결과적으로 혈관 노화도 촉진하게 된다"고 했다. 마치 도로에 금이 가듯, 혈관도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주요 매체인 산소 가운데 5%는 우리가 운동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로 변한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생리 활동 조절에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발생할 경우 그 독성 때문에 혈관과 장기 건강을 해친다. 현대인의 혈관질환이 증가하고 심근경색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활성산소 영향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적정량의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슈퍼옥시드 디스무타아제(SOD)'라는 항산화 효소가 유도되면서 어느 정도 중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활성산소가 너무 많이 나올 때다. 그는 "일반적으로 걸을 때는 평상시보다 2배의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조깅할 때는 4배, 수영할 때는 5배가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에 공복 상태로 운동하기보다 적절한 영양을 보충하거나 비타민C를 섭취한 후 운동할 것을 권장했다.

그 역시 저녁 식사 후 2시간 뒤 저녁 8시쯤 달리기 운동(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고 매일 2만보씩 걷고 있다고 자신의 건강 비결을 소개했다. 그는 "건강검진을 해보면, 현재 나이가 70세이지만 혈관 나이는 20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비타민C 복용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과도한 활성산소가 인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활성산소는 인체 노화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크게 주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유해(활성)산소 이론은 생명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너지원을 흡수해 활용하는 과정 중에 부득이 생기는 유해(활성)산소에 의해 정상 세포들이 끊임없이 공격받음으로 세포들이 노쇠해진다는 이론으로 최근의 많은 학자에게 주목받는 노화 이론"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유해산소가 갖는 강한 산화력을 제거해주면 노화의 과정을 어느 정도 저지해 줄 수 있다는 것이 많은 학자의 견해"라며 "특정한 효소에 의해서 유해산소가 제거되지만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의 복용이 권유되는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주요 장수촌이 고산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활성산소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비타민C는 암의 면역회피기전 중 하나를 파괴하기 때문에 암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수명이 120세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연장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먼저 그는 "현재 수명연장을 위해 각종 유전자편집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어떠한 부작용이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또 그는 "머리카락은 그 수명이 보통 5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 유전자에는 약 25회 머리카락이 나올 수 있도록 예정돼있다"며 "피부세포 역시 바닥층에서 자라 올라 약 2년이 지나면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데, 인간 유전자에 약 60회의 주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수명을 결정하는 데 유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자와 정자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발생의 과정이 수없이 많은 다른 기능을 가진 계통으로 분화해 한 개체를 이루고 그 개체가 성장하는 과정이 각각에 해당되는 유전인자의 조절 하에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쥐세포나 사람세포가 시험관 내에서의 배양 조건이 완벽하게 똑같고 심지어 현미경으로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지만, 수명은 생쥐 3년, 인간 80년가량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비타민C 박사'에서 '암 명의'로 제2의 인생
'비타민C 박사'로도 알려진 그는 최근 암 명의로도 명성을 쌓고 있다. 다수의 말기 암 완치 사례가 나오면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정년 퇴임 후 새로 시작한 병원에서 일주일에 8번(반나절) 진료하고 있지만 대기 환자가 3개월 이상 밀린 상태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길 꺼려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2020년 흉선종을 앓던 한 환자는 그의 치료를 받고 완치돼 정상적인 직장인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그의 비공개 칠순 잔치 땐 3명의 말기암환자 완치자가 그를 축하해주러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고 면역학 전문가로서 오랜 경험이 암 치료에 큰 획을 그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그동안 서울대 의대 교수이자 의사로서 38년간 면역학과 해부학, 비타민C를 깊이 있게 연구한 것이 이 시점에 암 환자를 돌보라고 신이 나를 훈련시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38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직을 역임하며 대한해부학회 이사장, 대한면역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영국 국제인명센터로부터 세계 100대 의학자로도 선정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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