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외계인은 어느 은하의 행성에 있을까

입력 2024-05-10 18:10   수정 2024-05-11 01:01

맑은 날 밤, 탁 트인 공터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무수한 별들이 반짝일 때가 있다. 너무나 장대하고 아름다워 넋을 놓게 되는 풍경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이라고 부른다. 항성 중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태양이다. 태양은 46억 년 전 탄생했다. 항성은 탄생 과정에서 위성인 행성을 부산물로 생성한다. 태양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이다.

이들은 생명력이 끈질기고 운이 좋은 편이다. 태양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발산한 엄청난 중력과 소용돌이에 끌려가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목성과 토성은 중심부 고체 핵을 제외하고 모두 가스로 된 초대형 행성이다. 태양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탄생 과정에서 중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가스를 끌어모았다. 그만큼 위성도 많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3월 토성의 위성 타이탄 탐사선을 발사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 탐사도 준비하고 있다. 1989년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 1997년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를 발사한 이후 처음 재개하는 두 행성 탐사다.

태양과 같은 별(항성)과 행성, 성간물질, 블랙홀, 암흑물질 등으로 구성된 거대한 천체를 은하라고 한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엔 태양 같은 항성이 2000억 개 이상 있다. 물리학계에 따르면 우리은하 말고 외계 은하가 우주에 1700억 개 이상 있다고 한다. 1개 은하엔 항성들이 1000억 개 이상 있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면 최소 170해 개 이상의 항성이 우주에 있다는 뜻이 된다. 이 항성들에 딸린 지구와 같은 행성은 이보다 몇 배나 많을 것이다. 이쯤 되면 어떤 은하의 행성에서든 외계 문명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합리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어마어마한 크기의 우주에서 생명체가 사는 곳이 지구밖에 없다는 비현실적 추론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하에 가장 가까운 은하는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은하다. 이 외계 은하를 처음 발견한 것은 미국의 과학자 에드윈 허블이다. NASA는 그의 업적을 기려 1990년 허블 망원경을 발사했다. 허블 망원경은 그간 400억 개 이상 은하를 발견했다. 2021년 성탄절에 발사된 제임스웹 망원경(JWST)은 허블 망원경보다 더 멀리 우주를 바라본다. JWST는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라는 지배적 학설까지 위협하고 있다. 워낙 생소한 우주까지 속속 발견하고 있어서다.

월화수목금토일,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하루하루도 태양계 행성의 이름에서 왔다. 항성과 행성, 행성과 위성 사이엔 서로 당기는 인력(구심력)이 있다. 이 힘이 각자의 척력(원심력)과 평형을 이룰 때만 이들은 공존한다. 이 밀고 당기는 힘을 동양적으로 표현하면 상극과 상생이다. 음양오행설의 근간을 이루는 개념이다.

음양오행에서 음은 달, 양은 태양을 말한다. 오행은 목·화·토·금·수 순서로 상생을 논한다. 예를 들면 목은 화를 살린다. 나무로 불을 지피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상극 차원에서 보면 목은 토를 이긴다. 나무가 흙을 헤쳐나와 자라기 때문이다. 화는 금을 녹일 수 있고, 목은 금에 약하다. 10간 12지, 궁합과 사주팔자, 풍수지리설 등은 음양오행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글 창제 원리에도 음양오행이 녹아 있다고 한다.

최근 국내 오컬트 영화로 처음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에선 일본 괴물을 음양오행의 원리로 제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괴물은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사망한 다이묘로 묘사된다. 20세기 말 유행한 홍콩 영화에 나오는 강시와 비슷한 모습인데 이 영화에선 정령이라고 부른다. 이 정령의 존재를 금이라고 설정하고 주인공이 물에 젖은 나무로 처치한다. 목이 금에 약하다는 음양오행과는 반대로 영화적 상상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를 보며 새삼 떠오른 생각은 인간은 결국 한 줌 흙,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우주의 크기를 감안하면 지구는 그야말로 망망대해 속 모래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주의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우리는 보잘것없는 찰나의 시간을 살다 간다. 우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태양계를 중심으로 한 음양오행에 인생의 철학과 주술 등이 다양하게 담긴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우주에 대해 간직한 본능적인 경외심과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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