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인프라 넘겨라"…英BP, 테슬라에 제안

입력 2024-05-10 18:43   수정 2024-05-11 02:1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국의 글로벌 정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테슬라의 급속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에 대한 인수 의지를 나타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BP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사 전기자동차 충전 부문이 미국 전역에 깔린 슈퍼차저 충전소와 관련 인력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BP 대변인은 “충전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부동산 인수를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 테슬라가 슈퍼차저 인력을 해고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 작업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BP는 지난해 2월 미국 전역의 전기차 충전소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중 5억달러는 향후 2~3년간 미국 전역에 3000개가 넘는 충전소를 설치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만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약 500명에 이르는 슈퍼차저 부문 인력을 모두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슈퍼차저 인력 해고 조치는 경쟁사에 고속 충전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30년까지 북미 전기차 4000만 대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초고속 충전기 약 40만 개가 필요하다. 그간 테슬라는 충전소 투자로 북미 초고속 충전기 점유율을 74%로 끌어올렸지만 최근 충전소 확장 속도를 늦추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는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충전 네트워크를 확장했고 전기차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며 “경쟁 업체들이 테슬라가 해고한 인력을 다시 영입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된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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