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T1은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리그 LCK 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LCK 2번 시드로 2024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했다. 예선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한 T1은 지난 10일 열린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G2를 꺾고 승자조 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당초 T1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 밖 난전이 펼쳐졌다. 1세트 T1이 킬 스코어 21 대 9로 압도적인 격차로 경기 시간 31분 만에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T1의 방심과 G2의 저력이 겹치며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코너에 몰렸다. 2세트 초반 T1이 연달아 상대를 잡아내며 킬 스코어가 3 대 0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G2의 탑 라이너 ‘브로큰 블레이드’ 세르겐 첼리크와 정글러 ‘야이크’ 마르틴 순델린이 활약하며 T1의 성장을 막아냈다. 두 선수의 활약을 앞세운 G2가 킬 스코어와 골드에서 앞서가며 승기를 굳혔고 연달아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결국 경기 시간 31분 만에 T1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어진 3세트에서 T1은 실험픽에 가까운 밴픽을 선보였다. 우선 미드에선 ‘페이커’ 이상혁이 대회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아우렐리온 솔을 택했다. 이어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 역시 이번 대회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은 카밀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은 T1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G2에게 29분 만에 패배하며 매치포인트를 내줬다.
코너에 몰린 T1은 ‘진심 모드’로 전환했다. 이번 MSI에서 가장 각광받는 픽인 크산테를 비롯해 신짜오, 리신, 아지르, 아리, 바루스 등 메타 픽으로 평가받는 챔피언을 꺼내 들었다. 실험을 끝낸 T1은 단단했다. 4세트 G2를 시종일관 몰아붙이며 26분 만에 승리했고 5세트에도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형 오브젝트 한타에서 높은 집중력을 선보이며 경기 시간 37분여만에 G2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었다. 1세트 신짜오를 선택한 문현준은 2킬 1데스 13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원의 성장을 도왔다. 팀이 위기에 처한 4세트 다시 한번 신짜오를 택한 문현준은 초반 드래곤 한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의 한타 대승에 기여했다. 이후에도 든든한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며 상대의 계획을 망가트렸다. 5세트에는 리신으로 경기 초반 미드 라인에서 킬을 만들어 내며 흐름을 가져왔다. 특히 이상혁의 아리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상대 딜러를 쏙쏙 잡아내며 한타 승리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브래킷 승자조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 T1은 오는 12일 중국리그 LPL 스프링 우승팀인 빌리빌리게이밍(BLG)과 만난다. 양 팀은 지난 2023년 MSI에서도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었던 승부에선 BLG가 T1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T1이 BLG를 2 대 0으로 꺾었다. 팽팽한 최근 전적만큼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T1과 BLG 모두 브래킷에서 상대적 약팀을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두 팀 모두 최근 대결에서 실험픽을 했을 때 약한 모습을 보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탑 크산테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치열할 예정이다. 크산테는 이번 대회에서 총 23번 선택되고 5번 금지돼 72%의 높은 밴픽률을 자랑한다. 16승 7패로 70%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카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