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 26명이 13일 위촉되면서 본격적인 최저임금 심의의 막이 열렸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노동계는 돌봄노동자 출신 근로자 위원 2명을 전면 배치했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이날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최저임금위는 노사가 각각 추천한 근로자 위원 9명과 사용자 위원 9명,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고용노동부 소속 하헌제 최저임금위 상임위원을 제외한 나머진 전원이 이날 새로 위촉됐다. 새 최저임금 위원장은 이달 21일로 예정된 제1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첫 회의부터 위원장 선임을 두고 노사의 기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는 최저임금 논의 초반에 돌봄서비스 분야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두고 노사 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3월 한국은행에서 나온 ‘외국인 간병인·육아도우미 활용과 최저임금 차등적용’ 보고서가 논의를 촉발했다. 보고서에는 돌봄서비스 업종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제안했다. 이에 노동계는 새 근로자 위원으로 최영미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과 전지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돌봄노조 위원장을 임명해 차등 적용 저지에 나선 상황이다.
경영계는 영세사업주들의 경영난 등을 들어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시행 첫해인 1988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해왔다며 반대하고 있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앞서 2번의 심의에서 모두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지만 부결된 바 있다.
최저임금 논의 막바지에는 최저시급 규모를 두고 또다시 샅바 싸움이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전년보다 240원(2.5%) 올랐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40원(1.4%)만 늘어도 최저임금 1만원을 돌파한다. 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은 1.5%(2021년)였다.
그밖에 노동계는 배달라이더 노동조합 창립을 이끈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특수고용 형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 의제도 전면에 내세운 상황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선출을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 변화의 가늠자”라고 보고 있다. 이번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숙명여대 교수)가 재임용되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지난해에도 정부 노동시장 개혁의 초안을 잡은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참여를 이유로 권 간사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다음 달 27일이다.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까지 결정·고시한다. 이의신청 절차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에는 최저임금 의결을 마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새 위원 구성이 늦춰지면서 심의 일정도 늦어진 상태라 심의가 늦어지는 등 졸속 심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대 최저임금 위원 명단
공익위원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안지영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하헌제 최저임금위원회 상임위원
근로자위원
△류기섭한국노총 사무총장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 △박용락전국금속노조연맹 상임부위원장 △박정훈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부위원장 △장도준 한국공공사회산업노조 기획교섭실장 △전지현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위원장 △최영미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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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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