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아람코 팀 시리즈' 성공적…LIV골프 개최 신호탄되나

입력 2024-05-12 18:57   수정 2024-05-13 00:15

흥겨운 음악 소리가 선수들과 갤러리의 흥을 돋운다. 4인 1조로 개인전과 단체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방식도 독특하다. 국내 골프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팀시리즈(총상금 100만달러)가 역대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12일 경기 고양시 뉴코리아CC(파72)에서 막을 내린 아람코팀시리즈는 골프사우디(사우디아라비아 골프협회)가 주관하고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했다. 이날 4타를 줄인 김효주(29)가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LET가 단독 주관한 대회에서는 첫 우승이다. 단체전에서는 대니엘 강(미국)이 이끈 ‘팀 강’이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대회는 독특한 방식으로 치러졌다. 프로 선수 3명과 아마추어 선수 1명이 한 팀을 이룬 36개 팀이 2라운드까지 단체전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경쟁했다. 3인 1조 경기가 대부분인 일반 프로대회와 달리 4인 1조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경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이 특징이다. 18홀을 도는 데 평균 6시간 걸려 일반 골프대회의 약 1.5배인 셈이다. 프로 선수들만 나서 개인전 우승 타이틀을 두고 경합한 최종 3라운드는 3인 1조 경기로 펼쳐졌다.

경기 시간이 길다고 해서 지루할 틈은 없다. 코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선수들의 흥을 돋우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번과 10번홀 주변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을 틀었다. PIF 후원으로 열리는 LIV골프와 비슷한 분위기다. 김효주도 “노래를 틀어주는 게 신선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릴 수 있었던 건 코오롱그룹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10월 골프사우디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공식 호스트 파트너로 나선 코오롱은 올해부터 3년간(+2년 옵션) 한국에서 아람코팀시리즈를 열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은 이 대회를 계기로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를 포함한 중동 기업과의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람코팀시리즈가 내년 LIV골프 한국 개최를 위한 예비 무대라는 이야기도 있다. 해외 골프에 정통한 관계자는 “LIV골프는 오래전부터 한국 대회를 추진해 왔다”며 “LIV골프와 같은 PIF의 후원을 받는 아람코팀시리즈가 한국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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