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자기장 자극 방식의 알츠하이머 전자약을 개발 중입니다. 기존 먹는 약 대비 효과는 뛰어나고, 부작용은 없어 향후 치매 치료제 시장을 혁신하게 될 것입니다.”
이근용 리메드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3년 뒤에는 알츠하이머 전자약 확증임상을 마치고 의료기기 인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먹는 약 대비 인지기능 두 배 개선
국내 1호 전자약 기업 리메드는 우울증 치료 자기장자극치료(TMS) 기기 ‘브레인스팀’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임상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자기장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방식은 2014년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소개된 바 있다. 이를 상용화 단계에 가깝게 개발한 것은 리메드가 처음이다. 이번 임상 결과는 그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 6일 미국 의사협회지에 게재됐다.초기 임상 결과는 고무적이다. 8주간의 추적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인지기능을 측정하는 중요 지표(ADAS-Cog)가 기준점 대비 3점 낮아졌다. 반면 위약군은 2.13점 높아졌다. 치매임상평가척도(CDR-SB) 검사에서도 위약군은 기준점 대비 0.5점 높아진 반면, 치료군은 0.1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4주간의 치료로 8주까지 지속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었다”며 “ADAS-Cog 점수는 시중에 나와 있는 먹는 알츠하이머병 약 ‘도네페질’, ‘메만틴’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개선도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먹는 약은 대부분 부작용을 동반하지만, 전자약은 물리적인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기관 임상을 통해 3년 안에 확증임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후 우울증 치료로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브레인스팀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인허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기기 판매도 박차…올해 中 허가 목표
리메드는 이 밖에 기존 기기의 ‘원소스 멀티유즈’ 방안을 강구 중이다. 브레인스팀은 뇌졸중 환자의 상지재활 치료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현재 만성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자기장치료기기 ‘살루스 탤런트’ 시리즈는 디스크 탈출증과 근막통증증후군 환자 치료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리메드는 지난해 경기 둔화 영향으로 매출이 주춤했고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작년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TMS 기기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올해 약 250억원의 매출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확대를 위해 중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리메드는 중국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우울증·만성통증 전자약과 근력강화용 에스테틱 기기 등의 중국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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