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또 연기되나…'수업 거부' 의대생 특혜 논란 커질수도

입력 2024-05-13 16:15   수정 2024-05-13 16:16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20년처럼 의사 국가시험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들이 학생들의 집단 유급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시험 일정과 원서 접수 연기를 건의해서다. 다만 정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 국가시험을 연기해달라는 대학들의 건의에 대해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함께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앞서 이달 초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에 최근 의정 갈등과 관련된 학사 운영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37개교에서 유급 방지 대책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일부 대학이 통상 9월 시작되는 의사 국가시험 일정과 7∼8월일 원서접수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소관 부처인 복지부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복지부 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에서 "현재 어떠한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의사 국시는) 실기·필기 시험으로 나뉘어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연속해 진행되는 과정"이라며 "이것들을 미루게 되면 전체 일정이 다 뒤로 미뤄지는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신했던 2020년에도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발하며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집단 휴학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결국 의대 증원을 포기했었다. 또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초반엔 재응시를 반대했다가 의료계의 잇따른 탄원에 결국 재응시 기회를 주기도 했다.

당시 정부가 의대생들에게 지나치게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이번에도 집단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각 대학이 의대생들의 수업 출석 요건을 완화한 상황에서 국가시험 일정까지 조정할 경우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정부와 대학의 조치가 '특혜'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고, 수업하고 싶어도 못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기 때문에 법령안에서 최대한 학생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며 "2003년 동덕여대 집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국가와 대학이 학사를 유연하게 운영해 유급을 막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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