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용 미수금이 1분기에도 4129억원이 쌓여 14조원대를 돌파했다. 정부의 요금 인상 억제로 인해 사실상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가스공사는 13일 공시를 통해 지난 1분기 기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4129억원 늘어 14조19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전용 미수금은 7833억원 줄어 총 미수금은 3704억원 줄어든 15조3955억원을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연료비를 가스요금으로 충당하지 못하면 이를 회계상 나중에 받을 돈, 즉 미수금으로 처리한다. 미수금은 자산으로 분류돼 장부상으론 흑자지만 실제로는 적자나 다름없다.
앞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1년 2조원을 넘긴 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2022년엔 12조원으로 폭증했다. 이후에도 연료비 상승을 가스요금에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지난해엔 15조원을 넘겼다. 작년 3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440%에 육박한다. 이때문에 정부는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해왔으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동결을 결정했다.
한편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12조8106억원, 영업이익은 56.6% 증가한 9216억원이었다. 가스공사의 매출은 LNG 가격 하락으로 민간 발전사들이 가스공사를 통하지 않고 직수입 비중을 늘리면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국제 에너지가격 안정화로 인해 큰 폭으로 늘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누적 미수금이 15조3955억 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재무개선을 위해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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