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동과 목동, 압구정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재건축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고공 행진 중인 공사비로 재건축 단지 대부분이 정비사업 추진 동력을 잃는 가운데 오히려 사업성이 뛰어난 ‘알짜 재건축’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강변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은 물론이고 재건축 단지 전반으로도 매수세가 확산될지 관심을 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목동과 압구정동 등에서도 신고가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 전용 74㎡는 지난달 20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압구정동 ‘현대13차’ 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108㎡와 전용 105㎡가 각각 41억5000만원, 43억4000만원에 나란히 거래돼 모든 타입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허가를 받도록 한 지역이다. 허가 없이 거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 가격의 30%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정도로 강력한 규제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으로 불리는 총 4.57㎢ 구역에 대해 1년 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올해 들어 서울의 준공 5년 이내 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거나 신규 청약 아파트에 수요자가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청약에 나선 서울 단지 6곳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4.9 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청약 경쟁률(45.6 대 1)의 2.7배에 달했다. 올해 대전과 부산 등 지방 단지에서 저조한 청약 성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가 잇따르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소폭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에서 준공 30년 이상 된 아파트 가운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전주보다 가격이 0.0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3월 첫 주 이후 10주 만이다. 같은 기간 전체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공사비 등 비용 문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재건축 단지 상승세가 서울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현/심은지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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