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은 11조9000억원 증가했다. 3월 10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1조5000억원 커졌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22년 10월(13조7000억원) 후 가장 크다. 4월 기준으로는 2020년(27조9000억원)과 2022년(12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1284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이 6조5000억원 늘었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1분기 업황이 개선됐지만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많아졌다”며 “일부 대기업의 시설자금 수요도 전월에 이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업황 개선의 수혜를 본 회사들은 투자를 늘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자금이 부족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계절적으로 4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곳이 많고, 3월 분기 말 지표 개선을 위해 일시 상환한 차입금을 다시 대출하려는 수요 등도 영향을 줬다.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6조2000억원)에 이어 증가 폭은 큰 편이었다. 은행의 영업 강화, 부가가치세 납부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조7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5조4000억원) 후 가장 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3월 5000억원에서 4월 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6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신용대출도 6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원 차장은 “주택매매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4월 들어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된 점도 한 요인”이라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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