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수사' 중앙지검장에 이창수…1~4차장 전격교체

입력 2024-05-13 18:39   수정 2024-10-06 16:18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 실무를 지휘한 1~4차장검사가 전격 교체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달 말까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수사의 마무리를 지시한 지 열흘 만에 단행된 ‘깜짝’ 인사다. ‘승진 교체’를 내세웠지만 김 여사 수사의 맥이 끊기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기가 4개월여 남은 이 총장의 참모들이 대거 교체된 가운데 ‘친윤’ 인사들이 상당수 중용됐다.
김 여사 수사팀 전원 교체
법무부는 13일 대검 검사급(고검장, 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고검장 승진 모양새를 갖췄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열흘 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지검장 아래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도 전원 교체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 1차장(31기)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고형곤 4차장(31기)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성’ 보임됐다. 박현철 2차장(31기)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 3차장(31기)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됐다. 모두 검사장급으로 승진하며 교체된 것이라지만 김태은 3차장을 제외하면 비수사 보직으로 발령 났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지낸 이창수 전주지검장(30기·사진)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거친 ‘특수통’은 아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이 총장 임기가 불과 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박세현 대검 형사부장(서울동부지검장·29기), 성상헌 기획조정부장(대전지검장·30기), 박영빈 마약·조직범죄부장(청주지검장·30기), 박기동 공공수사부장(대구지검장·30기), 박현준 과학수사부장(울산지검장·30기), 정유미 공판송무부장(창원지검장·30기)은 일선 수사청으로 발령 났다.

이 총장이 이번 주 강원 영월 원주 등 지청 순회에 들어간 상황에서 인사가 단행돼 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인사의 내용보다 인사 시점이 더 중요하다”며 “결국 김 여사 수사의 맥을 끊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윤 총장’ 시절 참모들 약진
이번 검찰 인사에서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두고 있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수장에 임명된 신응석 대구지검장(28기)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형사3부장을 지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일하던 시절 함께 산책을 하며 사담을 나누던 사이로 알려진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이다. 이 대표 관련 사건이 몰려 있는 수원지검장에 보임된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29기) 역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형사7부장으로 함께 일했다.

법무부 최고 요직인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에는 변필건 수원고검 차장검사(30기), 송강 인천지검 검사장(30기)이 각각 임명됐다.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기획업무 경험이 많고 무난한 성향의 인물을 기용했다는 평가다.

허란/장서우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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