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고검장 승진 모양새를 갖췄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열흘 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지검장 아래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도 전원 교체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 1차장(31기)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고형곤 4차장(31기)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성’ 보임됐다. 박현철 2차장(31기)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 3차장(31기)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됐다. 모두 검사장급으로 승진하며 교체된 것이라지만 김태은 3차장을 제외하면 비수사 보직으로 발령 났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지낸 이창수 전주지검장(30기·사진)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거친 ‘특수통’은 아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이 총장 임기가 불과 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박세현 대검 형사부장(서울동부지검장·29기), 성상헌 기획조정부장(대전지검장·30기), 박영빈 마약·조직범죄부장(청주지검장·30기), 박기동 공공수사부장(대구지검장·30기), 박현준 과학수사부장(울산지검장·30기), 정유미 공판송무부장(창원지검장·30기)은 일선 수사청으로 발령 났다.
이 총장이 이번 주 강원 영월 원주 등 지청 순회에 들어간 상황에서 인사가 단행돼 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인사의 내용보다 인사 시점이 더 중요하다”며 “결국 김 여사 수사의 맥을 끊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법무부 최고 요직인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에는 변필건 수원고검 차장검사(30기), 송강 인천지검 검사장(30기)이 각각 임명됐다.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기획업무 경험이 많고 무난한 성향의 인물을 기용했다는 평가다.
허란/장서우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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