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BOJ는 잔존 만기가 5년 초과 10년 이하인 국채를 4250억엔(약 3조7345억원)어치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매입 규모(4750억엔)보다 500억엔(약 4389억원) 줄였다. 국채를 덜 사들이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덜 풀린다. 양적완화의 반대 효과가 나는 것이다. 1년 초과 3년 이하 국채(3750억엔), 10년 초과 25년 이하 국채(1500억엔) 매입 규모는 전과 같았다.
BOJ는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연 -0.1%에서 연 0~0.1%로 올렸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장단기금리조작(YCC) 정책을 끝낸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 개입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매입 규모가 전과 동일할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은 이날 발표된 ‘깜짝 조치’에 즉각 반응했다.
BOJ 발표 직후 1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연 0.940%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만기 신규 발행 국채금리도 한때 연 0.32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은 0.4엔가량 떨어져(엔화 가치 상승) 한때 155.52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오후 5시께 155.88엔 수준으로 다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국채 매입 축소 결정을 계기로 BOJ가 엔저 대응을 위해 양적긴축 카드를 더 많이 쓸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양적긴축 국면이 시야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쓰루타 게이스케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선임전략가는 “엔화 약세로 인해 (BOJ가) 금리를 올리려 한다는 해석이 있다”며 앞으로 매입 규모 축소와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전 관방장관이자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가토 가쓰노부 자민당 의원이 “통화 정책을 정상화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채권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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