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한미약품그룹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공동대표이사 해임을 추진한다. 그러나 임 대표와 같은 편이었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해임에 반대해 다시 ‘형제의 난’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임종훈 대표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공동대표인 송 회장 해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임원 인사 문제로 모친과 갈등을 빚으면서다. 임 대표는 지난달 송 회장 측근 임원을 해임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모친을 공동대표에서 몰아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남인 임종윤 이사는 모녀와의 경영권 분쟁이 드러나면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해임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매각 및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펀드와 협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펀드는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곳엔 투자할 수 없어 해임 안건을 두고 형제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밀어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 단독대표에서 차남 임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되며 가족 간 분쟁이 종식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형제간 이견으로 다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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