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화장품' ETF는 0.16% 오른 31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한 달간 20.39% 상승했다. 지난 3월 들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그달 중 기록한 저점(2215원·3월 15일) 대비로는 현재 약 4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5년 상장 당시 가격이 6200원대였던 만큼 일단 절반 가격을 회복한 상태다.
한 달 동안의 수급을 보면 개인이 차익실현 등으로 19억원어치 팔아치운 가운데 기타법인도 1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만이 144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했는데 금융투자와 연기금, 사모, 투신 등 투자 주체가 두루 샀다.
화장품 ETF의 반전 랠리는 결국 관련 주식들이 실적 호조로 큰 폭 오른 영향이다. 이 ETF는 지난 2월 말 상장한 에이피알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아모레G에 약 40% 투자 중이다. LG생활건강과 파마리서치, 한국콜마도 각각 10% 미만으로 담고 있다.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반등에 이어 올 1분기 역대 최대치를 찍으면서 화장품 기업들은 줄줄이 호실적을 내놨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앞서 2021년 9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냈던 화장품 수출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중국이 경기 부진으로 주춤하는 사이 미국과 유럽이 선전했다. 지난 한 달간의 수출을 살펴보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는데, 중국향 매출은 10% 줄어든 반면 비중국향 매출은 53% 늘어났다. 중국을 뺀 지역별 성장률은 △미국 92% △유럽 70% △일본 37% △동남아 35%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영업이익이 12.9% 오른 72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맥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455억원으로 같은 기간 229.1% 성장했다. 다른 회사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도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510억원을 내며 10개 분기 만의 증가세를 보였다. 각 기업 주식들은 강세 흐름으로 호실적에 부응했다.
증권가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한국 인디 브랜드 성장세에 힘입어서 연간 화장품 수출 기록이 계속해서 경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화장품은 분기 최다 수준인 175개국으로 수출됐는데 이 가운데 110개국이 최대 수출을 기록 중인 상태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다는 얘기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가성비 높은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향후 전망도 좋다"며 "중국의 경우에도 현지 소비자의 화장품 재고 소진이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만큼사정이 나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서 있는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양호했고 앞으로도 중장기적인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정은빈 미래에셋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한국 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이 미국의 아마존, 일본의 큐텐 등 온라인 몰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엔데믹' 이후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들의 한국 화장품 구매율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화장품 개별 주식과 ETF는 중장기적으로 여전한 상승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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