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신부전 탓에 생긴 승모판 폐쇄부전을 호전시키는 새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동안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이 없었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했더니 증상이 개선됐다고 14일 밝혔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심부전이 이어지면 심장이 커져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혈액이 역류하는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심부전 표준 치료법은 약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약물로도 승모판 합병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벌어진 승모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 혈액 역류를 줄이는 시술도 한다.
하지만 중증 심부전 환자는 치료 경과가 좋지 않다. 시술 환자 3명 중 2명은 5년 안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한다. 환자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지만 증상을 막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는 받은 이유다.
강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 1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58명은 기존 표준 약물치료에 당뇨 약인 '글리플로진' 계열의 약물을 처방했다. 56명은 표준 약물치료와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1년이 경과한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더니 글리플로진을 투여한 그룹은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9.1±10.2mL로 조사됐다. 위약 그룹은 2.1±15.6mL로 당뇨약 투여 그룹은 혈액 역류가 33% 줄었다.
심부전 중증도 평가 지표인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단계가 개선된 비율은 글리플로진 투여 그룹이 44.8%, 위약 투여 그룹은 14.3%였다.
심부전 탓에 입원하거나 사망한 비율도 글리플로진 그룹은 2%, 위약은 9% 였다. 글리플리진을 투여한 환자들은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가 개선되고 좌심방 크기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앞으로 심부전 환자의 약물치료 지침을 최적화해 치료 경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심부전 환자 치료 지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최근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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