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가 14일 "내부투자, 자사주매입소각, 현금배당 등 시기별로 주주가치제고에 가장 유리한 방식을 선택해 주주환원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CEO)은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채택한 방식이고 주주가치 제고에는 더 효과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사전에 미리 취합한 일반 주주의 질의사항에 대해 주요 경영진이 직접 답변하는 '열린 IR' 방식을 금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일반 주주들은 '인수합병(M&A) 계획' '주주환원책 기조' '배당정책 전환' 'ROE 장기 추세' '가이던스 제시 안 하는 이유' 등 그동안 궁금했던 사안들에 대해 CEO에 질문을 던졌다.
김 부회장은 "M&A는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앞으로도 좋은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다만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는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준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은 내부투자수익률, 자사주매입소각수익률, 현금배당수익률 등의 기준을 두고 경합시키는 구조로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규모와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그 비율이 유사하다면 50% 이상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동시에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주친화정책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으며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023년 이후 현재까지 100% 뛰었다.
중장기가 아닌 3년 단위로 경영계획을 짜는 이유에 대해서 김 부회장은 "금융시장은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장기적 계획이 아니라 3년 마다 중기 계획을 매년 수정하면서 전체 모습을 잡아가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잘되는 사업에 사람과 자본을 배치하면서 성장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대해서도 "경영상 가장 중요한 지표이긴 하지만 ROE 목표가 설정돼 있으면 주주가치 제고나 중장기 이익보단 단기 이익 실현에 빠지기 쉽다"며 "다만 하한선을 정해두고 과도한 위험은 없는지 철저히 견제해나가면서 속도 조절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어든 59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5638억원과 7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와 4.5% 감소했다. 자산 총계는 103조1047억원, ROE는 24.8%로 집계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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