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청진동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빌딩 1층에도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나란히 영업 중이다. 빽다방 자리는 지난해까지 이디야커피가 영업을 했던 곳. 이디야커피도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폴바셋 같은 카페 프랜차이즈보다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웠지만 한층 더 싼 저가 카페 공세에 버티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15일 카페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는 최근 3000호 가맹점을 열었다. 1호점을 낸 지 10년 만이다. 사업 규모만큼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684억원, 영업이익은 694억원에 달했다. 2022년 매출액(1748억원)과 영업이익(310억원)에서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마찬가지로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파는 컴포즈커피도 지난해 전년(737억원) 대비 20.5% 증가한 8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만 보면 스타벅스(2조 9295억원) 12.9%, 투썸플레이스(4801억원) 12.1%, 할리스(1437억원) 5.7%, 커피빈(1580억원) 2.9% 등의 브랜드보다 성장세가 강하다. 카페베네와 탐앤탐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21.5%, 2.2% 감소하며 적자를 보고 있다.
가맹점주들도 저가 커피 브랜드로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2022년 한 해 동안 새로운 가맹점을 가장 많이 연 상위 1~3위가 컴포즈커피(626개)·메가MGC커피(572개)·빽다방(278개)이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커피·음료점은 9만9000곳에 육박했다. 4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해 치킨집 수를 앞질렀다. 작년 폐업신고한 카페 수는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저가 커피 매장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 더 싼 커피숍이 생기고 그나마 개성있다 여겨지던 카페들이 죄다 문을 닫는다”면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마구잡이로 문을 여는 문제에 대해 근거리 출점 제한 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저가 커피라는 경쟁력이 희석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더벤티는 지난 22일부터 카페라떼를 포함한 음료 7종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앞서 1월 더리터도 음료 가격을 평균 400원 인상한 바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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