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우리는 물가상승률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작년 말처럼 다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첫 3개월간 (예상을 웃돈) 지표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전망에 대한 확신이 이전처럼 높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 물가상승 관련 지표가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잇달아 보낸 덕분에 Fed 관계자들은 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곧 생길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올 들어 나온 데이터는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것이 많았다.
파월 의장은 "완만한 길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최근 데이터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현재 수준의) 금리가 수요 둔화와 물가상승률 하락에 필요하다며 Fed가 "제한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이래로 Fed는 정책금리(FFR)를 지난 20년 간 최고 수준인 연 5.25~5.5%로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을 지난 수 주 동안 밝혀 왔다. 그는 다만 고용시장이 예상치 않은 수준으로 약해진다면(실업률 상승 등) Fed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4월 3.4%였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 4월 3.9%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경제활동도 더 강해졌다. 이민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WSJ는 분석했다.
WSJ는 Fed 관계자들이 지난 40년 동안 공격적 통화정책으로 발생한 두 가지 리스크의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너무 빨리' 완화적 정책을 써서 물가가 급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늦게' 완화적 정책을 써서 고용시장이 타격을 입는 것이다 .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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