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2024년 제약·바이오 하반기 전망 '엄니버스#1:변화를 읽어라'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약물 전달 기술’로 특화된 ‘플랫폼 바이오’강국으로 이미 변화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알테오젠, 한올바이오파마, 셀트리온,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팹트론, 퓨쳐켐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엔 알테오젠, 한올바이오파마, 리가켐, 에이비엘, 펩트론, 퓨쳐켐 등 다수의 기업이 기술이전, 임상 발표 등 성과를 내줄 것으로 기대했다. 알테오젠의 경우 빅파마 머크(MSD)와 로열티가 포함된 1조 4000억원 규모의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 전사 매출의 50%를 차지함과 동시에 글로벌 1등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국내 기업 알테오젠이 독점 계약한 것이다. 피하주사(SC)로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이다. 엄 연구위원은 "올해 9월 3상 종료 및 허가신청을 앞두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텍이 이룬 계약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을 달성할 계약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성공적인 키트루다SC 임상 3상 결과 발표 및 ADC SC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과 할로자임 대비 차별점, 그리고 막대한 현금흐름이 들어올 것이라는 증명이 하반기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 혈뇌장벽(BBB) 전달 플랫폼을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을 1조3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으로만 1600억원을 수령했다. 리가켐바이오도 1세대 ADC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2세대 ADC 링커(ADC 전달 플랫폼)가 적용된 LCB84 물질을 존슨앤드존슨(J&J)에 2조2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했다. 엄 연구위원은 "리가켐바이오의 하반기 3개 ADC가 추가 IND 신청으로 임상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새롭게 추가될 빅파마 기술이전이 연내 나와줄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투과 기술이 적용된 사노피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 외 파이프라인의 90% 이상이 이중항체 항암제로 구성돼 있다"며 "ABL503 ASCO학회 임상 결과 발표 이후 구체적인 논의가 기대되는 가운데 항암제 라인에서 빅파마 추가 기술이전을 통해 다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검증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엄 연구위원은 "약물전달기술의 차별화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같은 원천기술 보유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까지도 바이오텍에 성과가 집중되면서 코스닥150 헬스케어지수가 코스피200헬스케어 지수의 상승세보다 높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바이오에 이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분야로는 펩타이드 시장을 꼽았다. 비만치료제와 방사성동위원소 전달체로 펩타이드가 이용되며 기술의 첫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젭바운드, 마운자로 등이 글로벌 메가버스터 급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1개월 이상의 지속형 주사제 개발 또한 가속화되고 있어 펩타이드 기반의 비만치료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가 독점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영역에서도 국내 펩트론이 1개월 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며 "만약 펩트론까지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가진 키트루다와 앞으로 가장 높은 매출액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비만치료제까지 개발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최근 지속되고 있는 빅파마들의 RLT 기업 인수는 정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얘기한다"며 "국내 퓨쳐켐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상 결과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된다. 최근 조기 종료가 가능할 만큼 투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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