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부터 한달적금의 최고금리를 연 8%에서 연 7%로 인하했다. 만기가 31일인 한달적금은 높은 금리와 매일 일정한 금액을 넣는 재미를 더한 구조로 인기를 끌며 작년 10월 출시 이후 11일 만에 100만 계좌가 개설된 ‘히트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날 다른 고금리 적금 상품인 ‘26주 적금’의 최고금리도 연 6%에서 연 5.5%로 낮췄다. 26주 적금은 26주 동안 매주 납입하는 상품으로, 작년 11월 이미 최고금리가 연 7%에서 연 6%로 낮아진 데 이어 이번에 한 차례 더 인하됐다.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한 이유는 굳이 높은 금리를 내세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신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연 0.1%에 불과해 은행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는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은 작년 말 47조1000억원에서 올 3월 말 53조원으로 3개월 사이에 5조9000억원(12.5%) 늘었는데, 이 기간 저원가성 예금만 4조원 증가했다.
시중은행들도 고금리 적금 상품의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최고금리를 지난 1월 4일 연 7%로 책정했다가 2월부터 연 6%로 낮추더니 현재는 연 5.5%까지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최고 연 9% 특판 적금이 완판된 후 비슷한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은행 고금리 적금 상품을 찾기 어려워진 이유로 꼽힌다. 은행은 예·적금으로 유치한 자금으로 대출을 내줘 이자이익을 남기는데, 대출을 많이 내줄 수 없으니 자금을 모을 필요성도 줄어든 것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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