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합격은 에듀윌, 공인중개사 합격도….”
2010년대 후반 교육 기업 에듀윌의 CM송은 은근한 중독성을 바탕으로 청년 수험생의 인기를 끌었다. 노래방 노래 목록에 오르고, 대중 가수의 가사에도 차용됐을 정도다.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이 정점이던 2016~2019년 에듀윌은 거의 매년 최다 합격자를 배출하며 성인 자격증 시험 ‘명가’ 반열에 우뚝 섰다.
하지만 그런 에듀윌이 지금은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용도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청년 사이에서 사그라든 공무원 시험 열풍과 인기가 하락 중인 공인중개사 자격증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에듀윌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내렸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책정했다. 에듀윌의 신용도 하락세는 가파르다. 2022년 말까지는 ‘BB’ 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1년6개월여 만에 신용등급이 두 단계 떨어졌다.
실적 부진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에듀윌 매출은 전년 대비 22.8% 감소한 1128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순손실은 175억원에 달했다.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긴급 수혈했지만 2022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1992년 설립된 에듀윌은 공인중개사와 공무원 시험 열풍에 힘입어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비대면 교육으로 특수를 누려 2018년 815억원이던 매출이 2021년 1557억원으로 뛰었다.
‘국민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응시자가 몰린 공인중개사·공무원 인기가 낮아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는 게 교육업계의 평가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34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는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20만 명 수준에 그쳤다. 공무원 시험 열풍도 시들하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 시험 평균 경쟁률은 21.8 대 1로 1992년(19.3 대 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창업주인 양형남 회장이 올해 대표로 복귀하는 등 경영 악화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듀윌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비용 절감,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올해 안에는 에듀윌의 턴어라운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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