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13조' 부자 회사인데…"주가는 왜" 개미들 울상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5-17 11:05   수정 2024-05-20 11:25

이 기사는 05월 17일 11: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MM 보유현금이 1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을 큰 폭 웃도는 수준이다.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매년 6000억원이 웃도는 이자수입도 올리고 있다. 하지만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이 이 회사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HMM이 보유한 현금과 기타유동금융자산, 기타비유동금융자산을 비롯해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자산 합계액은 13조37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에 비해 8652억원 불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금성자산은 1조705억원에 달했다. 국공채와 정기예금 등 만기가 1년 미만인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1조4424억원, 기타비유동금융자산 7244억원, 장기투자자산 3067억원, 유동성파생상품은 1332억원 등이다. 이들 자산은 언제든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HMM의 올해 1분기에 순이익은 4851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3.0%가량 불었다. 그만큼 현금성자산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넘치는 현금 덕분에 이자수입도 상당하다. 지난해 올린 이자수익만 6587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자수익으로 1500억원가량을 올렸다. 여기에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3.3%로 전년 말에 비해 3%포인트가량 상승했지만, 여전히 극도로 낮은 수준이다.

보유한 현금이 넘치는 데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지만 주가는 저평가받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11조3829억원으로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에도 못 미친다. HMM 주가수익비율(PER)은 9.03배로 해운업계 평균(11.74배)을 밑돈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이다.

이 회사 주가를 누르는 것은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한 영구채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영구채는 1조6799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 등은 이 영구채를 주당 5000원에 HMM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HMM 주가가 현재 주당 1만6000원대인 만큼 주식 전환에 따라 3배가량의 차익을 낼 수 있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격은 주당 5000원이다. HMM 주가가 현재 1만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주식 전환으로 3배가량의 차익을 낼 수 있다. HMM의 영구채는 오는 5월, 10월, 내년 3월에 걸쳐 중도상환 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3억3598만주가 시장에 쏟아진다. 현재 이 회사 총 주식수(6억8903만주)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영구채 전환이 주가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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