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이 폐사하면 농민은 잠을 못잡니다. 슈퍼옥시데이타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유성 신성테크 대표는 16일 이같이 말하며 "이상 고온 등 기후 위기가 해마다 심각해지면서 농작물이 말라죽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갑작스런 농작물 폐사 방지를 연구하던 그는 모든 농업의 기본은 산소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토양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슈퍼옥시데이타를 개발했다.
김 대표가 2006년 설립한 신성테크는 콘트롤박스, 스마트융복합 환경제어시스템, 양액시스템, 전기온풍기 등 농장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스마트농업 컨설팅 회사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하우스 천장을 원격 제어하고 온도를 조절하는 콘트롤박스 분야에선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졌다. 연간 생산량은 1000개에 달할 정도로 스마트농업 현장에선 신성테크의 콘트롤박스를 선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콘트롤박스를 주력으로 하던 신성테크는 최근 농업 용수에 산소를 주입해 안정적인 농작물 재배를 돕는 장치인 슈퍼옥시데이타 영업에 여념이 없다. 김 대표는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농업 용수로 주로 쓰이는 지하수의 질이 떨어지면서 생산량 저하를 호소하는 농민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슈퍼옥시데이타를 하우스나 농가에 설치하면 작물이 폐사하는 확률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소의 안정적인 공급이 작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토양이나 베지(veggie)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양수분(물과 비료) 흡수량이 감소해 농작물의 칼슘 결핍으로 이어진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이후 베지에 벌레가 꼬이면서 뿌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수확량 급감의 원인이 된다고 짚었다.
토양과 베지에 산소 공급이 부족한 이유를 묻자 지하수를 언급했다. 많은 지하수가 산소가 부족한 환원수 상태여서 농업 용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슈퍼옥시데이타는 농업 용수에 산소 공급을 촉진하는 장치"라며 "물 속 산소량을 높여 농업 용수를 농작물 생육에 최적화된 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산소가 풍부한 물을 뿌려야 뿌리의 흡수력이 개선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농사의 기본은 '물'이라고 강조한 김 대표는 "사람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고압 산소탱크에 들어간다"며 "슈퍼옥시데이타 사용시 생산량을 확 늘려준다기보다 죽어가는 농작물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보조 장치 개념"이라고 말했다. 슈퍼옥시데이타는 특허청에도 특허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이 제품은 일본 수출길에도 올랐다. 김 대표는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지역 중심으로 거래선이 형성됐다"며 "일본에서 시작된 입소문이 한국으로 퍼지면서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서 컨설팅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효과를 본 대표 사례를 묻자 구마모토의 한 딸기 농가 얘기를 꺼냈다. 그는 "300제곱평방미터 하우스 한 동에서 거두는 딸기 수확량은 보통 3t 내외인데 이 장치를 설치한 농가에선 12t을 수확했다"며 "축사에 설치하면 조류독감 예방, 냄새 제거, 하천 수질 개선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제품을 모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부산 본사 100% 제작인데다 부품과 제조 노하우를 확실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따라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퍼옥시데이타의 대당 가격은 3000만원이다. 그는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국가 보조금을 받으면 판매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슈퍼옥시데이타를 시범사업으로 검토해주면 농작물 폐사로 신음하는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죽어가던 농작물이 살아나 농민들이 기뻐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기후 위기 시대에 안정적인 생육 환경 조성을 원하는 농가에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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