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찌' 새 주인 찾았다…시한부 견주 '사연 조작' 의혹 여전

입력 2024-05-16 15:48   수정 2024-05-16 15:52


한 위암 말기 환자가 장문의 편지와 함께 키우던 반려견을 부탁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사연 속 유기견 '모찌'가 새 주인을 찾았다. 다만 해당 사연이 조작이란 의혹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모찌의 사연을 홍보했던 동물보호단체 엘씨케이디(LCKD)는 16일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를 통해 "모찌와 잘 맞아 보이는 가족을 찾아 심사를 통해 입양 보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모찌의 삶이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크게 받아 저희도 놀랐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다른 보호소 아이들과 똑같이 유기된 아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찌를 입양하신 분은 당분간 아이의 안정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하셨다"며 "아이가 새로운 가정에 마음 편히 적응할 수 있도록 입양 가족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의심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모찌의 사연은 9일 이 단체의 SNS에 공개돼 큰 화제가 됐다. 모찌는 서울 탄천 인근 한 주차장에서 가드레일에 묶인 채 주인이 작성한 장문의 편지와 함께 발견됐다. 주인은 해당 편지에서 자신을 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여성이라 소개하며 "몇 달간 모찌를 키워주실 수 있는 분을 찾았으나 아무도 키워주겠단 분이 없었다. 모찌만큼은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듬어주길 부탁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보호자가 거짓된 사연으로 모찌를 유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유기견의 원래 이름은 '호치'이며 주인 역시 남자란 주장이 나온 것이다. 또 자신이 견주의 지인이라며 게시물에 단 '현재 주인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댓글도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해당 단체는 "구조된 유기견들의 입소 경위에는 관여하지 않고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입양자는 (거짓 의혹과) 상관없이 귀한 생명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가족이 돼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유기견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발생할까 봐 그것이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의혹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전에도 유기 동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악용해 사연 조작 등으로 모금을 했던 사례가 있었다"며 "유기 동물 소재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동물 등록제'가 보다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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